AI 그림 얘기를 하다보면
AI 그림을 혐오하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되는데
특히 그림에 생계가 걸려있는 쪽이
그 경향이 더 심한 편이다
물론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닌 것이
많은 사람들이 몇십년 동안 그림을 연습해서
그림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재정적 번영을 찾으려 했건만
정말 갑자기 툭 튀어나온 AI가
0에 가까운 비용으로 높은 퀄리티의 그림을
1초마다 찍어내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
AI는 사람처럼 놀고 쉬는 등
기계의 기준으로 보면 태만하게 학습하지 않고
서버를 실제로 물 속에 넣어버리거나
뜨거워질 생각도 못하게 온도를 계속 낮추며
뇌에 해당하는 칩 수천개를 연결한 뒤
24/7로 무한하게 학습하고 있는 만큼
AI의 시대가 시작된지 2년만에
AI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능가하고 있고
더 무서운 건 이 추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거다
AI의 위협이 대두되기 전에는
무단 학습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지만
현재는 인터넷에 공개된 모든 이미지를 학습하고
그 모든 이미지 중에서도
퀄리티가 높은 것만 다시 학습하는 식으로
점점 더 퀄리티를 높여 나가고 있는데
이제는 어지간한 아마추어의 그림은
생산한 이미지의 퀄리티가 낮기 때문에
worst 혹은 bad 용도의 이미지로만 일부 수집하거나
수집을 하지 않는 수준이 되고 말았다
이후 내 그림을 왜 무단으로 학습하냐면서
이미지를 지우거나 혹은 학습을 방해하거나
기업 단위로 소송을 거는 등
여러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오는 결과들을 보면
이렇다 할 타격을 주지 못하고
대부분의 경쟁업체들이 ‘협력’ 이라고 하지만
‘항복’한 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데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 같은
스톡 이미지 에이전시는
AI와 싸우건 혹은 손을 잡았건 간에
결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고
상단 차트를 보면 동일하게
주가가 2년째 계속 감소하며
몇십년 간 지배적 지위를 누리다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AI는 티가 나서 안돼, 눈을 못 그려
손을 못 그려서 안돼, 총이나 칼을 못 집어
라면 먹는 것도 못 그려 이런 종류의 비난은
Stable Diffusion 1.5가 나온지
2년이 막 지난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해결되었고
이제는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AI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고
더 충격적인 것은 위 이미지 3개를 생성하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거다
마지막으로 기대하는 건 소송이겠지만
문제는 내가 싫어한다고 해서
시대가 변하는 걸 막을 수 있는 건 아니고
Stability AI가 흔들리면
OpenAI의 달리3, FLUX 가 떠오르고
미국을 넘어 중국까지 온갖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하나를 멈추면 다른 회사들이
그 파이를 집어먹을 수 있는 구조로
점점 더 커져가고 있고
이미 풀려버린 모델들은
회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법률적으로 내 그림 무단으로 가져가서
학습해서 찍어내는 게 말이 되나 싶겠지만
나오는 판례들을 보면 문제가 없는 쪽으로
끝나가고 있는 데다
이제는 반대로 AI 회사들이 돈을 주고
‘협력’을 하면서 문제를 없애 나가고 있는데
소송으로 뭔가를 기대하기에는 정말 어려워 보인다
뭐 이런 터무니 없는 게 다 있나 싶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AI 업체들은
전 세계의 돈을 다 끌어 모으면서
학습을 이어 나가고 있기에
인간의 손 하나 만으로
하이브 마인드가 되어 버린
기계와 싸우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상황이고
완전히 부숴버려야 할 존재로 인식하기 보다는
필요한 점은 받아들여서
더 위로 올라가는 방법 밖에는 없어 보인다
그렇게 ‘협력’ 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에게는
대항할 방법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몇십년이 걸려서 학습해도
기계의 퀄리티를 따라갈 수 없는데
시간이 몇 년만 더 흘러도 1초가
0.1초로 변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미 스톡 이미지 에이전시에
이미지를 공급하던 소규모 생산자들은
달리3의 등장 이후 대부분 시장에서 밀려났고
프리랜서 이미지/디자인 작업자들과
북커버 디자인, 3D 모델링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기존 창작자들을 밀어내고 있고
마차가 자동차에 밀려나듯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을 고수한다 한들
대단히 뛰어나거나 취미의 영역인
소수를 제외하고는
결국 언제 도태될지를 선택하는
비참한 자유의 수준이기에
시대의 변화를 개인의 의지로 막기는 어렵고
결국 인간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총알보다 빠를 수는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총알에 맞아 죽느니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총알을 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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